유통기한 4일 남은 피자비빔면을 먹어 보았다.

산지 꽤 오래 됐지만 공간의 부재를 이유로 과자 박스 안에서 잠들어 있었던 컵라면을 꺼냈다. 불닭 볶음면을 필두로 한 매운 비빔면이 유행할 시기에 출시된 제품으로 기억한다.

출시 당시에는 농심에서 뭐 이런 괴식을 내는가라고 나름 이름을 날렸지만 괴식이란 무릇 떨어지는 별똥별 마냥 잠시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법. 지금도 판매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런 추억에 잠시 잠겼지만, 나는 이걸 먹고 얼른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포장을 까려고 컵을 뒤집었고 선명하게 찍힌 유통기한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이 10월 21일이니, 유통기한이 4일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보통 라면은 엄청 오래가지 않나 라는 생각에 충격을 잠시 했지만 유통기한 넘은게 아니니 상관없겠지 싶다.


내용물은 심플하다. 면과 바닥에 깔린 건더기, 그리고 스프. 건더기가 따로 스프 봉지에 들어 있다거나 하는건 아니라 쓰레기 하나 줄었다 라고 생각했다.

만드는 방법은 다른 비빔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뜨거운 물을 붓고나서 4분 후에 물 버리고 스프와 잘 비벼서 먹으면 끝. 이 비빔면은 분말 스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적당히 물을 남겨놔야 스프를 비빌때 잘 비빌수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뚜껑을 뜯는 부분에 젓가락 끼우는 곳아 있어서 뚜껑이 열리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 같지만.. 라면 받침 용도의 책 한권씩은 누구나 있는거 아닌가?

완성하고 나면 그럭저럭 괜찮은 때깔이 난다. 괴식이라고 생각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외관상으로는 나쁘지 않다. 건조 올리브와 토마토가 들어가서 더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한입 먹어보면 토마토 소스와 치즈맛이 느껴지는게 확실히 피자를 연상시킬만 하다. 그보다는 면이니까 그라탕에 가깝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농심이 이건 피자라고 했으니 피자로 생각하고 먹는 것이다.

이 라면과 비교할만한건 오뚜기의 스파게티면이 될텐데 둘중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스파게티면을 고르겠다. 스파게티면의 왠지 모를 쌈마이한 맛도 맛이지만, 스파게티면에 들어 있는 잘 익지도 않는 마카로니 조각이 너무 좋거든.

뭐 어쨌든 "피자"맛을 들이대고 나온 것 치고는 재현율이 꽤 괜찮았지만, 익숙함을 이기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피자 비빔면이었다.

Ps. 이제보니 이것도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다.. 조만간에 글 하나를 더 써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