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TE egg+ A 2주일 사용기
KT에서 새로운 LTE 에그 2종을 출시했다. Wibro와 LTE를 모두 지원하지만 LTE를 우선으로 연결하는 에그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 중 고급형인 LTE egg+ A 모델을 2주일간 사용해 보았다. 빠른 속도와 부가 기능이 풍부한 이 에그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 이 광고를 보고 심쿵한건 나뿐만이 아닐거라고 믿는다.*
솔직히 말하자. 난 물건을 살때 외관을 엄청나게 중요시 여긴다. 누구는 안 그러겠냐 하지만, 특정 색상을 가진 물건은 안 사고 못 배길 정도다. 어느 정도냐면 베가 아이언 2의 블랙 레드컷 모델을 보고 "헐 X발 저건 사야해" 라고 생각했지만 끝내 못 사서 가끔 꿈에 나올 정도?
이번에 출시한 KT의 LTE egg+ A의 그레이 모델도 그런 이유에서 안 사고 못배기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레드에 그레이라니. 이건 사야해.." 라는 생각으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를 뒤져 봤지만 사용기 따위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출시된지 이틀 된 물건에 사용기가 있을리 만무했지만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
원래는 온라인으로 구매 신청을 했지만 하루가 지나도 처리를 안 해주길래 그냥 회사 앞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호갱호갱하며 울었더니 다음주 월요일에 물량이 나온다고 그때 다시 오란다. 그래서 다음주 월요일에야 기기를 만져 볼 수 있었다.
구입함
** 비닐을 안 뜯어서 그렇지 실제로는 무광커버다*
처음 놀란건 기존 에그와의 크기 차이. 예전에 쓰던 컴팩트 에그 1세대, 2세대와는 차원이 다르게 커졌다. 비교를 하자면 아이폰 5 사이즈와 비슷한 크기에 훨씬 두껍다. 외장 배터리 기능이 강화된 모델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이 정도로 두꺼워진 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LTE 라우터들과 외관상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아마 OLED를 사용하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에그를 사용하고 있다면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배터리는 얼마나 남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별도의 앱을 사용하거나 어드민 페이지를 열어봐야 했지만 이 모델은 OLED 상에서 에그의 기본적인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다.
OLED 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태는 다음과 같다.
- LTE 무선 감도
- 통신사
- 에그의 SSID
- 에그에 접속하고 있는 기기 대수
- 배터리 잔량
- 현재까지 사용한 데이터 용량
외관상 소소한 문제가 한가지 더 있다. 나중에 언급할 기능인 무선 충전을 위해 USB 연결 후 책상 위에 올려놓을 때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배터리 커버 가장자리에 스크래치가 생기는 문제가 있다.
스크래치가 생기는 쪽은 배터리 분리를 위해 열리는 부분이라 추후에 교체가 가능할 것 같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후처리를 좀 더 잘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기능
** 세상 참 좋아졌다. 에그가 802.11ac를 지원하다니..*
고급형 모델인 만큼 사양은 정말 빵빵하다. 802.11ac 통신을 지원하고 간이 NAS 기능, 무선 충전 기능을 겸비했다. 거기다 블루투스 인터넷 연결까지. 에그 주제에 이 정도는 오버스펙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편하긴 하더라.
기본부터 보자. 속도는?
아무리 부가기능이 많다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LTE 장비니까 속도를 안 볼 수가 없는데.. 의외의 결과에 좀 놀랐다.
** 평일 11시, 가산디지털단지 측정*
기존에 알기로는 에그로 LTE망을 사용할때 10M의 QoS가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에그의 속도 측정 결과는 20M가 조금 넘게 나왔다. 비교대상이었던 SKT LTE망은 14M 정도로 에그보다 못한 속도를 보여줬다. 물론 우연히 QoS가 안 걸렸을 수도 있겠지만.
이 측정 결과는 측정 시간대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속도가 나쁘지 않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좋을것이다.
외장 배터리? 무선 충전기?
지금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 노트 5는 Qi 방식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데, 이 에그도 Qi 방식 무선 충전 패드를 내장하고 있다. 나는 분명 에그를 샀는데 무선 충전기를 덤으로 얻은것 같은 기분이라 매우 기분이 좋았다.
무선 충전이 그렇게 빠르지 않겠지 싶었지만, 의외로 삼성 정품 급속 무선충전기와 체감상 크게 차이가 없는 충전 속도를 보여준다. 구체적인건 그래프 비교를 해봐야 알겠지만. 조만간에 체크해서 올릴 예정.
에그를 충전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무선 충전이 가능하긴 하지만 제조사에서는 무선 충전을 할때는 가급적 에그에 충전기를 물려서 쓰는것을 권장하고 있다. 배터리 소모량때문에 그렇겠지 싶다.
물론 유선 충전도 가능하긴 하다. 가능하긴 한데..
아 진짜 못생겼다.. 굳이 이래야 하나 싶을 정도로. 게다가 저 케이블은 한번 끼우면 다시 꽂기도 힘들어서 웬만해서는 무선 충전만 이용하고 있다.
휴대용 NAS
LTE 라우터에 휴대용 NAS 기능이 들어가는건 최근의 트렌드가 아닌가 싶다. SKT의 포켓파이나 KT의 하이브리드 에그에도 있던 기능이었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쓴 에그가 스트롱 에그 2였기 때문에 써보질 못했으니.
용량이 항상 모자란 아이폰과 갤럭시 노트 5 사용자였기 때문에 이동식 NAS에 대한 관심이 예전부터 있었다. 그래서 몇가지 제품을 써보긴 했는데, 예를 들자면 이런거.
소니에서 출시했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휴대용 무선 미디어 서버 WG-C10. SD카드를 꽂고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물건인데, 여기에 연결을 하면 무선 네트워크가 먹통이 된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WG-C10 자체도 와이파이를 잡을 수 있어서 라우팅 해주는 형태로 쓰긴 했지만, 불편한건 불편한거다. 며칠 못 쓰고 팔아 먹었던 물건.
물론 이 에그는 항상 LTE/와이브로망에 붙어 있으니 저 소니의 물건처럼 네트워크를 못 잡는 문제 같은건 없다. LTE 라우터에 NAS 기능을 처음 넣은 사람은 무슨 약을 했길래 저런 기능을 넣었을까
이 에그는 DLNA와 FTP 프로토콜을 지원한다. DLNA 프로토콜을 사용하기 위해 나는 BubbleUPnP 라는 앱을 사용했는데, 간헐적으로 서버를 찾지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MXPlayer에서 자막을 불러오려면 패널을 열어서 로드를 해줘야 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 두 문제는 앱의 문제일지 모르니 해당 기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겠다.
FTP 프로토콜의 경우 사용하는 앱에 따라 스트리밍이 안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안드로이드에서 파일 매니저 앱으로 유명한 ES File Manager의 경우 동영상 스트리밍이 제대로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다른 분들의 추천을 받아 Solid Explorer를 설치했더니 매끄럽게 재생이 되었다. 물론 FTP 프로토콜의 특성상 스트리밍이 안 되지만, 앱 내부에서 자체 스트리밍 서버를 지원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 그대신 귀여운 마치를 드리겟 읍니다 / 쿠마미코 (KINEMA CITRUS & EMT Squared)*
개인적으로는 DLNA보다 FTP가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 같아 FTP를 통해 영상을 보고 있다. 자막을 따로 선택해줄 필요 없이 알아서 불러오는 장점도 있으니.
결론
이 에그의 출고가는 16만 5천원이다. 공시 지원금을 적용하면 7만 3천원인데, 이 가격에 무선 충전기, LTE 라우터, 휴대용 NAS를 한번에 장만했다고 생각하면 개이득이라는 생각이다. 각각의 기능들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아직 몇가지 테스트해보지 못한 기능들이 있지만, 차차 사용해보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블루투스 인터넷 연결이라던가 5Ghz 와이파이라던가. 특히 5Ghz 연결의 경우 간이 NAS와의 연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가 되니 나중에 꼭 추가 리뷰를 작성해 볼 생각이다. 기대해 주시라.